음식을 덜어내듯
내 안의 너를 얼마간 퍼낸다
네가 줄어져 이만하면 너를 업고
사막을 건널 수도 있겠다고 저으기 안도한다
그런데 아니다
너를 덜어내고도 너는 많이 남아 있고
오히려 내가 줄어져 오장육부 수척하고
눈 침침 귀 멍멍의 몰골이 되었다
운명이다
너는 나의 운명이고
나는 너의 운명이다
운명끼리 손잡고
땅끝 너머 더 끝까지 갈 수 밖에 없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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