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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은, 참 좋은-

운명 / 김남조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  음식을 덜어내듯

   내 안의 너를 얼마간 퍼낸다

   네가 줄어져 이만하면 너를 업고

   사막을 건널 수도 있겠다고 저으기 안도한다

 

   그런데 아니다

   너를 덜어내고도 너는 많이 남아 있고

   오히려 내가 줄어져 오장육부 수척하고

   눈 침침 귀 멍멍의 몰골이 되었다

 

   운명이다

   너는 나의 운명이고

   나는 너의 운명이다

   운명끼리 손잡고

   땅끝 너머 더 끝까지 갈 수 밖에 없다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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