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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은, 참 좋은-

남편이라는 것들 / 허혁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  하루는 밥맛이 없다고 죽을 상인 거야

   그래 먹고 싶은 게 뭐냐고

   머리라도 잘라서 해주마 그랬더니

   어릴 때 엄마가 끓여주던 시래깃국이 먹고 싶대

   뭐 어려운 일이라고

   삼 년 묵은 된장 풀어서 내놨지

   근데 어릴 적 그 맛이 아니래

   온갖 것 다 넣고 육수 내서 해줬어

   그래도 아니래

   들깻가루 넣고 해줘도 아니래

   그럼 나보고 어쩌라고

   사람 환장하겠는 거야

   정성이 없어서 그런대

   미치고 팔짝 뛰겠더만

   사랑이 부족해서 그런대

   씨발놈, 또 쭝병 났네

   하도 미워서 화학조미료나 먹고

   빨리 뒈져버리라고 미원 쳐넣고 끓여줬어

   미원 넣고 음식하면 죽는 줄 알거든

   근데 미친 놈이 바로 이 맛이라는 거야

   글쎄 눈물까지 글썽이더라고

   에라이, 호랭이 물어갈 놈

   그러니까 니네 엄마가 사랑과 정성으로

   미원 넣고 지성으로 끓여줬고만

   아침 저녁으로

   쟤, 언제 엄마 젖 떼니?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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