소주를 좋아했다
입술을 제 빛으로 촉촉이 적시고
맑음을 가진 소주와 사랑을 했다
남들처럼 입술에 거품을 물고
배부르게 사랑하는 걸 싫어했다
우리들의 사랑은 가난해서 좋았다
가난을 만날 때마다 슬픔이 자주 일었다
가난을 서로 나눌 슬픔이 있다는 것
우리는 슬픔을 나누기 위해 곧잘 사랑을 마셨다
사람들처럼 거품을 물지 않고
우리는 맑은 사랑으로 입술을 적시며
슬픔으로 가까이 슬픔을 길러
더욱더 가난하게 소주를 마셨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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