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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은, 참 좋은-

야성은 빛나다 / 최영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 야성을 연마하려고 돼지국밥을 먹으러 간다

  그것도 모자라 정구지 마늘 새우젓이 있다

  푸른 물 뚝뚝 흐르는 도장을 찍으러 간다

  히죽이 웃고 있는 돼지 대가리를 만나러 간다

  돼지국밥에는 쉰내 나는 야성이 있다

  어디 그뿐인가 시장바닥은 곳곳에 야성을 심어 놓고 파는 곳

  그 따위 현혹되지 않고 오로지 야성만을 연마하기 위해

  일념으로 일념으로 돼지국밥을 밀고 나간다

  둥둥 떠다니는 기름 같은 것

  그래도 남은 몇 가닥 털오라기 같은 것

  비계나 껍데기 같은 것

  땀 뻘뻘 흘리며 와서 돼지국밥은 히죽이 웃고 있다

  목 따는 야성에 취해 나도 히죽이 웃고 있다

  그것도 모자라면 마늘 양파 정구지가 있다

  눈물 찔끔 나도록 야성은 시장바닥 곳곳에 풀어 놓은 것

  히죽이 웃는 대가리에서 야성을 캐다

  홀로 돼지국밥을 먹는 이마에서 야성은 빛나다

 

 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- 시집 『야성은 빛나다』 -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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