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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은, 참 좋은-

가을이 오면 / 김경호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 가을은 유행가 같은 계절 

  지는 잎새, 모난 돌 하나 한 번 바라보고

  스쳐가는 발길에도

  이름 모를 身病이 깊어오고

 

  산다는 의미 앞에서 애써 감추고 더러는 잊어왔던

  내가 죽고 네가 사는 일

  네가 죽고 내가 사는 일

  그 통속적인 연민에 다시 가슴 시리는 것은

  우리들 삶의 안팎에 日記처럼 묻어 있는

  저 아득한 날에의 이루지 못한 꿈 때문인가.

 

  가을이 오면 우리들 인생은

  한 번씩 성숙하고 계절은 한 번씩 지고 

  때마다 아프고  때마다 잊을 일 아니라도

  무엇에든 애착할 수 있는 한 가지 추억이 있음은

  아직은 살아 있는 날의 우리들의 이야기가

  아주 끝나지 않은 때문이다.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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