느그 아부지는 학교 댕길 때
공부는 잘했다는디,
할 줄 아는 것이 암껏도 없시야.
마늘, 양파 밭에 농약을 치면서
아버지가 줄도 제대로 못 잡는다고
너무 화가 난 우리 엄마.
딸딸거리는 경운기 몰고 가면서
경운기의 시동도 못 거는 양반이라고
자꾸만 아버지를 흉본다.
마늘 뽑다가도 '동물의 왕국' 본다며
찔레꽃 한 아름 꺾어 들고
집으로 들어가는 아버지를 두고
엄마는 원수, 사자, 속창시 없는 인간이라고
오후의 햇살 아래 험담을 널어놓는다.
한동안 찔레꽃 향기로 가득해지는 우리 집 방안
무담시 순해지는 엄마, 성명자 씨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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